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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대한경제] 자연과 물아일체…거침없는 ‘墨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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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전체관리자
  • 작성일 : 2022-10-25
  • 조회 : 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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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끼’서 내달 30일까지 한지 위에 격동하는 먹과 숯 대자연 ‘암호’처럼 추상적 단색화의 거장 하종현 화백 “나를 긴장시키는 작가” 찬사 전시장 한가운데 대형 거울 고목에 숯물 바른 조형물 설치 실체와 허상의 경계 넘나들어

 

 

 

[e대한경제=이경택 기자]  “작품이 참 좋다. 우종택 같은 작가가 있어 내가 이 나이에도 긴장하며 작업할 수 있다.” 글로벌 화단에서 ‘단색화의 거장’으로 통하는 하종현(87) 화백이 우종택 작가의 작품을 살펴본 후 던진 찬사다.
파주의 ‘스튜디오 끼’ 갤러리(대표 이광기)에서 우종택 작가의 ‘반사 수묵水墨’전이 열리고 있다.
‘한국화 작가’인 우 작가의 작품은 한지 위에서 펼쳐지는 먹과 숯의 향연이다. ‘향연’이란 표현을 쓴 것은 먹을 주로 쓰되 작품이 문인화 속 사군자의 단아함과 달리 자유분방함 가득한 미국의 액션페인팅 작품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작가는 조선조의 진경산수화가들처럼 거대한 산 속의 돌·물·나무 등 자연을 화폭에 그린다. 작업을 위해 경기도 광주의 대지산에서 15년전부터 농사짓고 산나물 캐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그러나 작가 주변의 자연이 ‘사실주의적’으로 재현돼 있지 않다.
숯가루와 백토, 감자전분, 송진가루 등을 섞은 먹이 굵은 붓터치로 화폭 위에서 연출하는 세계는 자연속 대상물과 무관해 보인다. 해석이 난해한 추상적 표현과 더 닮아 보인다. 먹가루에 우둘투둘한 숯가루 흔적들은 ‘물성(物性)’을 중시하는 단색화도 떠오르게 한다.
우 작가의 작품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선 그가 추구하는 세계를 알아야 한다.
“현생 인류는 대자연을 사유화하고, 실용적 용도물로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것은 자연의 본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 작품의 주제는 ‘Memory of Origin’(시원ㆍ始元에 대한 기억)입니다. 산 속에 작업실을 정한 것도 자연과 물아일체(物我一體)가 돼 현대 문명이 잃어버린 자연의 실체를 표현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우 작가가 작품 속 굵직굵직하면서도 거칠기 그지없는 붓 자국들은 대자연이 제시하는 ‘암호’인지도 모른다.
‘반사 수묵’이라는 전시타이틀도 새롭게 다가온다.
실존과 허구의 경계, 이른바 눈에 보이지만 실재하지 않는 것과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실재하는 것 속에서 ‘본래부터 존재했을 사물 자체의 성질이나 모습’을 찾겠다는 우 작가의 의지가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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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목 위에 숯물을 발라 완성된 우종택 작가의 조형물 ‘ 반사수묵’이 전시장 한가운데 대형 거울 위에 설치돼 있다.


실제로 회화작품들이 전시된 갤러리 공간 한가운데 설치된 조형물은 대형거울 위에 놓여져 ‘실체’와 ‘허상’의 경계를 암시하고 있다. 조형물은 산불로 고사위기에 접한 서어나무와 왕버들, 소나무, 박달나무, 밤나무 등의 고목으로 만들어졌다.
미술평론가 안현정은 “우 작가의 작품은 전통 수묵화에 현대적 맥락을 가미한 명상에 기반해 있다. 육체와 정신의 일체화를 통해 과감한 붓질로 나아가는 과정은 서구 추상이 재현 회화 이후 추구하는 ‘현대성(western modernity)’과 다르다”며 “창작 과정에 스스로 ‘자연인(自然人)’이 되고자 하는 행동과 현장이 수반되며 우 작가만의 독창적인 세계가 탄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종택 작가는 7년여전부터 독일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 하고 있다. 먹과 숯가루 등으로 그려진 동양적 미감과 물성 그리고 형태의 재현에 연연하지 않는 즉흥성 등에 독일 현지 미술애호가들이 큰 호응을 보여 전시회만 30여회 열었다. 

중앙대 예술대학원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작가는 현재 인천대 조형예술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전시는 11월30일까지. 

 

[e대한경제=이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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